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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감정
기술분쟁의 해결제도
  • 01 소송(訴訟)에 갈음하는 분쟁해결제도(紛爭解決制度)

    Ⅰ. 총 설 (總 說)

    민사소송은 민사분쟁해결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며, 이와 더불어 그 해결수단으로 화해(和解) · 조정(調停) 및 중재(仲裁) 따위가 있다. 소송은 상대방의 의사나 태도에 관계없는 국가 권력에 의한 강제적 해결방식임에 대하여, 화해 · 조정 · 중재는 어느 것이나 당사자 쌍방의 일치된 자율적 의사에 기한 자주적 해결방식인 점에서 소송과는 성질을 달리한다. 후자는 소송에 갈음하는 분쟁해결제도라고 하는데, 만일 모든 민사분쟁에 대해 법원을 찾아 법적 해결에 의존한다면 큰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다. 법원의 부담과중으로 분쟁해결의 지연 내지 해결방법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될 뿐 아니라, 때로는 법적 해결이 적합지 않은 사건에 대한 과다한 비용의 지출과 복잡한 절차로 번뇌하게 된다. 따라서 소송이 통상의 분쟁해결수단 으로 비현실적일 때가 많다. 그리하여 오늘날 미국에서 소송에 의한 법적 해결에 대한 대안으로 대체적(代替的) 분쟁해결제도(紛爭解決制度)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 까닭이다.

    ⅰ) 엄격한 형식·절차의 지양 , ⅱ) 법보다 조리·상식 , ⅲ) 직업법관이 아닌 시민의 관여 로 분쟁처리의 유연화를 특징으로 한다. 오늘날 미국에 있어서는 ADR이 소송제도 이상 널리 활용 되고 있어서 「민사사법(民事司法)의 민영화(民營化)」라고 하고 있으며, 이 경향은 독일에까지 영향을 미쳐 1991년 민사소송법개정법률 에서는 재판 외 분쟁해결의 제고를 위해 ⅰ) 변호사화해제도를 도입하고, ⅱ) 증거보전절차를 폐지하는 대신에 독자적 증거절차를 새로 채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법관의 절대수의 부족으로 과중한 재판부담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판결로 해결하려는 전통적인 경향이었으며, 법원이나 변호사가 소송에 갈음한 분쟁해결방안의 강구를 등한히 하였던 것이 우리 사법운영의 문제였다. 다만 근자에 조정제도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나 민사조정에 관한 통일법전인 민사조정법의 제정, 그리고 화해권고결정제도의 신설은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효용만을 고려하여 소송에 갈음한 분쟁해결방식으로의 지나친 유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양쪽 당사자의 자주적 분쟁해결방식 이상일 수는 없는 것이고, 또 법률에 의하여 분쟁이 해결된다는 법치주의(法治主義) 의식을 마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Ⅱ. 화 해 (和 解)

    분쟁의 자주적 해결방식으로서 화해는 재판외의 화해와 재판상의 화해를 포함한다.

    (1) 재판외화해(裁判外和解)는 민법상의 화해계약을 뜻하는 것으로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끝낼 것을 약정하는 것이다. 계약자유의 원칙상 내용과 방식에 어떠한 제한도 없다. 국가기관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분쟁해결방식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라 하겠으며, 실제 불법행위 등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른바 ‘합의’라는 이름으로 이에 의한 해결이 성행되고 있다. 여기에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라는 조항을 포함시켜 부제소특약 내지 권리포기계약을 함이 통례인데, 강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내용일 때에는 선량한 풍속위반이나 불공정한 행위로서 무효로 되게 된다.

    (2) 재판상화해(裁判上和解)에는 제소전화해(提訴前和解)와 소송상화해(訴訟上和解)가 있다. 재판상화해는 법원의 관여하에 성립되기 때문에 재판외의 화해와 달리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신법은 이 밖에 화해의 촉진을 위해 서면화해제도(書面和解制度)와 화해권고결정제도(和解勸告決定制度)를 신설하였는바, 그 효력은 소송상 화해와 같다.

    1) 제소전화해는 분쟁당사자의 한쪽이 지방법원(또는 시군법원)에 화해신청을 하여 단독판사의 주재하에 행하는 것으로, 화해가 이루어지면 소송상화해와 그 효력에 차이가 없다.

    2) 소송상화해는 소송계속증 소송물인 권리관계에 대하여 당사자 양쪽이 양보한 끝에 일치된 결과를 법원에 진술하는 것으로, 조서(調書)에 적은 때에는 소송은 판결에 의하지 않고 종료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소송상 화해율이 매우 낮다. 제 1 심의 경우 합의사건과 단독사건을 평균해 조정을 포함하여 화해율이 5.4%, 제 2 심의 경우 조정을 포함하여 평균 화해율이 22.8%, 상고심의 화해율은 0%를 헤아린다. 비록 조정률은 올라가고 있지만 어느 외국에 비해도 소송상 화해율이 낮으며, 주로 일분양단(一分兩斷)의 판결일변도로 분쟁이 해결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법관의 재판부담과중의 한 가지 주요 원인이라 하겠으며, 소송지연해소의 어려움이라 하겠다. 생각건대 우리나라의 경우에 화해율이 낮은 것은 구술주의(口述主義)의 형해화, 대리인의 성공보수금에 대한 집착 등에도 기인한다 하겠으나, 법관의 화해 권유에 대한 소극적 자세도 한 가지 원인이 된다. 그러한 법관이 추상적 법규를 놓고 구체적 사실을 확정한 끝에 삼단논법적(三段論法的) 논리를 조작하는 단순한 논리추론기(論理推論機)이라고만 할 수 없다. 이보다는 ‘사회의 의사’, ‘사회의 엔지니어’ 내지 ‘ case manager' 가 오늘날의 법관상(法官像)이라면, 법과의 화해 권유에 대한 소극성은 지양함이 마땅할 것이다. 따라서 재판에 임하는 법관으로는 일도양단적인 판결에 의한 해결이 적합한 사건과 화해에 적합한 사건을 선별하는 한편, 시기를 적절하게 포착하여 화해권유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런 경우 사안 전체를 잘 파악하여 이상적인 화해안의 인내력 있는 권유가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최근의 「새로운 민사사건관리모델」을 시행하면서 화해율이 크게 신장되었다.

    Ⅲ. 조 정 (調 停)

    (1) 조정(調停)의 의의(意義)

    조정(調停)이라 함은 법관이나 조정위원회가 분쟁관계인 사이에 개입하여 화해로 이끄는 절차를 말한다. 조정이 성립되어 조정조서가 작성되면 재판상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그 효력은 준재심의 절차에 의하여서만 다툴 수 있을 뿐이다. 소송에 비하여 비용이 적게 들고 간이·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제 3 자 의 중개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중개를 요하지 않는 화해와 차이가 있다.

    1) 조정은 법률을 기준으로 하는 「그렇다, 아니다」의 한칼로 가르는 식의 분쟁해결이 아니라 당사자가 서로 양보한 끝에 조리(條理)에 좇아 실정에 맞게 타협하는 분쟁해결 이고, 또 조정의 성립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소송과 본질을 달리한다.

    2) 조정은 경우에 따라 조정위원회가 개입하는 분쟁해결절차인 점에서 법관만이 개입하는 재판상화해와는 다른 절차이다.

    3) 조정위원회가 개입하고 당사자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때 법관이 직권으로 행하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즉 강제조정(强制調停)과 구별 된다.

    (2) 법원(法院)에 의한 조정(調停)

    현행법상 조정제도로서 가사사건에 대하여 하는 가사조정 이외에 1990. 9. 1부터 새로 시행된 민사조정법(民事調停法)에 의한 민사조정이 있다. 민사조정법은 소송목적의 값을 불문하고 집단분쟁까지 포함하여 모든 민사분쟁을 그 적용대상으로 한 조정의 통일법전인데, 이의 제정에 의하여 종전이 각종 조정규정이 모두 폐기 되었으며, 조정에 의한 민사분쟁 해결의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 내용을 보면 ⅰ) 시군법원의 신설에 따라 조정사건을 시군법원도 관할할 수 있게 하였고, ⅱ) 조정절차는 당사자의 서면 또는 구술에 의한 조정신청에 의하여 개시되지만, 수소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항소심 판결선고 전까지 계속중인 사건을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할 수 있게 하였다. ⅲ) 조정사건은 조정담당판사가 스스로 처리하거나 조정위원회로 하여금 처리할 수 있게 하되, 조정위원회는 판사인 조정장과 민간인인 조정위원 2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ⅳ) 집단 분쟁에 대한 조정에 있어서는 대표당사자를 선임하여 조정절차를 간소화시킬 수 있다. ⅴ) 조정은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며, 조정조서(調停調書)는 재판상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ⅵ) 조정불성립이나 성립된 합의가 상당하지 아니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직권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피신청인의 기일불출석시에도 같다. ⅶ) 조정이 성립하지 아니하거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에 이의신청을 한 때에는 조정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 ⅷ) 조정수수료는 소장인지의 1/5로 하여 그 비용을 저렴 하게 하였다.

    (3) 행정위원회(行政委員會)에 의한 조정(調停)

    우리나라에서는 법원에 의한 조정이 아니라 행정부 산하 각종의 행정위원회에 의한 조정이 성행되고 있다. 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ⅱ) 의료심사조정위원회, ⅲ) 건설분쟁조정위원회, ⅳ) 환경분쟁조정위원회, ⅴ)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ⅵ)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의 각 조정이 그것이다. 그 밖에 국가배상심의회의 배상결정도 당사자가 배상결정에 따른 다는 합의를 전제로 하는 점에서 그 명칭에 불구하고 조정과 같은 실질을 갖는다. no cost, no form, no lawyer 등 세 가지 no에 의하므로 간이·신속·저렴·원활한 분쟁해결의 이점이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첫째로, 이의 지나친 확대는 법적 분쟁해결의 주체가 행정부인 결과가 되어 사법부가 설 땅이 없게 된다. 권력분립구조를 왜곡시키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그것이 소의 제기에 앞서 거쳐야 할 필수적 전치절차가 되어 법원에 의한 권리보호가 현저히 지연되는 결과를 빚는다면 위헌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둘째로, 조정기관은 양 당사자의 자유의사에 의한 합의를 유도하여야 하지, 조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내용을 양 당사자에게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강제조정이 되어 「법관」 아닌 자의 재판을 받은 결과가 됨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로, 여기에서 성립된 조정조서가 재판상화해로 간주되는 것은 문제이다. 이는 행정부가 한 일이 법원이 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어 행정부가 법원만이 할 수 있는 판결을 한 결과가 된다. 이에 나아가 행정위원회의 조정이 단순히 집행력에 그치지 않고 기판력까지 발생한다면 조정의 하자에 대해 법원에서 다툴 길이 봉쇄되어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라는 위헌문제가 생길 것이다. 근자에 신청인의 동의가 있으면 심의회의 배상결정을 재판상화해로 간주하는 국가배상법(國家賠償法) 제16조에 대해 위헌결정이 있었다. 심의회의 결정절차는 사법절차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법관에 의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이다.

    Ⅳ. 중 재 (仲 裁)

    (1) 중재(仲裁)라 함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선출된 중재인의 중재판정(仲裁判定)에 의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절치를 말한다. 중재의 본질은 그것이 사적재판(私的裁判) 이라는 데에 있으며, 그 점에서 당사자의 양보에 의한 자주적 해결인 재판상화해 및 조정과 다르다. 중재제도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법원의 재판에 비하여 분쟁이 신속히 해결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뿐더러 관계분야의 전문가를 중재인으로 선정함으로써 실정에 맞는 분쟁해결을 할 수 있고, 비공개심리이기 때문에 업무상 비밀의 유지에 좋고, 특히 국제상사 거래상의 분쟁에 있어서는 분쟁해결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재제도는 중재인을 당사자가 선정하기 때문에 중재인이 흔히 중립성을 잃고 당사자의 이익대변인의 구실을 할 수 있으며, 벌률지식을 갖춘 자가 선정된다는 보장이 없는 단점이 있다.

    (2)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당초 의용(依用) 민사소송법에서 중재제도를 두었으나 대한민국의 민사소송법을 제정하면서 폐기하였던 것인데, 1966년에 중재법을 새로 제정하여 다시 부활 시켰으며, 1999년에 전면 개정하였다. 이 법은 상행위로 인하여 발생하는 법률관계, 그 중에서도 특히 국제무역거래상의 분쟁에 대하여 중재에 의한 해결의 길을 터놓는 데 주안을 두었 다. 중재법에서는 산업자원부장관이 지정하는 상사중재를 행하는 사단법인(社團法人)을 두게 하였는데, 그 법인이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여기에서 제정한 중재규칙(仲裁規則)이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회에 중재위원회를 두어 중재에 의한 민사분쟁의 해결이 시도되고 있다.

    (3) 중재계약 또는 합의가 있는 사건에 대하여 법원에 제소한 경우에는 피고(被告)가 중재합의가 있었음을 항변하면 법원은 그 소(訴)를 각하(却下)한다. 중재절차를 진행한 끝에 중재 판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 02 제 15절 화 해 (和 解)

    Ⅰ. 화해일반(和解一般)

    1. 의 의 (意 義)

    ·제731조(화해(和解)의 의의(意義))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1)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끝낼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예컨대 A는 B에게 450만원을 빌려주었다고 하고 B는 350만원을 빌렸다고 하면서 다투는 경우, A와 B의 합의로 400만원의 금전대차가 있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화해이다. 그 결과 종전의 법률관계에 따른 권리의무는 고려되지 않으며 화해에 기초한 새로운 권리의무가 확정된다. 당사자간에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기에는 비용과 시간의 소모 및 인간관계의 훼손 등 적지 않은 문제가 수반된다. 이 점에서 당사자간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해 분쟁을 종결시키는 화해제도의 존재의의가 있다.

    (2) 화해는 당사자 사이에 어떤 다툼(분쟁)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툼이 없고 단지 법률관계가 불명확한 경우에 이를 확정하기 위한 계약은 화해가 아니다. 또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를 하여야 하며, 일방만이 양보를 하는 것은 화해가 아니다.

    (3) 화해계약에 의해 당사자간에 새로운 권리의무가 확정되는 것이므로, 화해의 목적이 될 수 있는 분쟁사항은 당사자가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가족법상의 법률관계(예 : 친자 기타 친족관계의 존부 · 부양관계 등)는 원칙적으로 화해의 목적이 될 수 없다.

    2. 법적성질(法的性質)

    (1)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끝낼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예컨대 A는 B에게 450만원을 빌려주었다고 하고 B는 350만원을 빌렸다고 하면서 다투는 경우, A와 B의 합의로 400만원의 금전대차가 있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화해이다. 그 결과 종전의 법률관계에 따른 권리의무는 고려되지 않으며 화해에 기초한 새로운 권리의무가 확정된다. 당사자간에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기에는 비용과 시간의 소모 및 인간관계의 훼손 등 적지 않은 문제가 수반된다. 이 점에서 당사자간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해 분쟁을 종결시키는 화해제도의 존재의의가 있다.

    (2) 화해는 당사자 사이에 어떤 다툼(분쟁)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툼이 없고 단지 법률관계가 불명확한 경우에 이를 확정하기 위한 계약은 화해가 아니다. 또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를 하여야 하며, 일방만이 양보를 하는 것은 화해가 아니다.

    (3) 화해계약에 의해 당사자간에 새로운 권리의무가 확정되는 것이므로, 화해의 목적이 될 수 있는 분쟁사항은 당사자가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가족법상의 법률관계(예 : 친자 기타 친족관계의 존부 · 부양관계 등)는 원칙적으로 화해의 목적이 될 수 없다.

    3. 화해(和解)와 유사한 제도(制度)

    (a) 재판상 화해 (裁判上 和解)

    재판상 화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즉 당사자간에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원고와 피고가 서로 양보하여 화해에 이르게 되는 소송상 화해(訴訟上 和解)와, 분쟁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보통재판적 소재지의 지방법원에 화해의 신청을 하여 이루어지는「제소 전 화해(提訴 前 和解)」가 그것이다. 양자 모두 법원의 관여하에 이루어지고, 또 재판상의 화해에는 화해조서가 작성되는데 이것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점에서 민법상의 화해계약과 다르다.

    (b) 조 정 (調 定)

    재판상 화해에서는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화해를 하고 법원은 이를 확인하는 데 불과하지만, 이에 대해 특히 민사분쟁의 경우에 당사자가 법원에 조정을 신청하여 법원의 적극적인 중개로 당사자간에 합의를 하도록 하는 제도가 조정이다. 민사조정은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이것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이러한 조정에는 법원이 관장하는 민사조정 · 가사조정과, 행정부가 관장하는 노동쟁의조정 · 의료조정 · 보험분쟁조정 · 저작권분쟁조정 등이 있다.

    (c) 중 재 (仲 裁)

    일정한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을 제3자(중재인)의 판정에 의해 해결할 것을 당사자가 합의하고(중재계약), 이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중재이다. 이 점에서 당사자의 합의 자체만으로 분쟁을 종결시키는 민법상의 화해와는 다르다. 중재는 특히 국제상사거래에서 많이 이용되는데, 중재절차를 규율하는 것으로 ‘중재법(仲裁法)’이 있다.

    Ⅱ. 화해(和解)의 효력(效力)

    1. 일반적(一般的) 효력(效力)

    (1) 화해가 성립하면 다툼의 대상이 된 법률관계가 당사자가 합의한 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툼의 대상을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어떤 내용으로 정할지는 당사자의 자유이다.

    (2) 화해도 법률행위로서의 계약이므로, 법률행위 및 계약 일반의 법리가 적용된다. 이를테면 사기 · 강박에 의해 화해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고, 불공정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때에는 무효가 된다. 또 당사자가 화해계약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때에는 계약해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를 해제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효과가 발생한다.

    2. 민법(民法)이 정하는 특별(特別)한 효력(效力)

    화해는 어느 법률관계에 관해 분쟁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일정한 내용의 합의를 하고 그에 대해 서로 구속될 것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후에 그 합의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여 이를 번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화해제도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그래서 민법은 화해제도의 취지에 기초하여 제732조 및 제733조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한다.

    (1) 창설적 효력(創設的 效力)

    ·제732조(화해(和解)의 창설적 효력(創設的 效力))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

    1) 조정은 법률을 기준으로 하는 「그렇다, 아니다」의 한칼로 가르는 식의 분쟁해결이 아니라 당사자가 서로 양보한 끝에 조리(條理)에 좇아 실정에 맞게 타협하는 분쟁해결 이고, 또 조정의 성립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소송과 본질을 달리한다.

    2) 조정은 경우에 따라 조정위원회가 개입하는 분쟁해결절차인 점에서 법관만이 개입하는 재판상화해와는 다른 절차이다.

    3) 조정위원회가 개입하고 당사자의 합의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때 법관이 직권으로 행하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즉 강제조정(强制調停)과 구별 된다.

    (2) 화해(和解)와 착오(錯誤)의 관계

    ·제733조(화해(和解)의 효력(效力)과 착오(錯誤))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 그러나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a) 원 칙 (原 則)
    화해의 목적인 ‘분쟁사항’에 관해 착오가 있더라도 이를 취소하지 못한다. 화해는 당사자가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감수하면서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종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화해의 내용이 후에 밝혀진 사실과 다르다고 하여 착오를 이유로 이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화해제도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b) 예 외 (例 外)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유의할 것은, 이 경우 곧바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제109조의 착오에 의한 취소의 요건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취소할 수 있다). 예컨대 화해의 당사자 일방이 채권자나 채무자가 아니거나, 또는 채권액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서 그 액수에 관해 화해를 하였는데 실은 그 채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판례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고 한다.

    Ⅲ. 제조물책임(製造物責任)

    1. 제조물책임일반 (制條物責任一般)

    적용대상(適用對象)


    ‘제조물책임의 적용대상’에 관해, 판례는 「제조물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 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게 지우는 손해배상책임이고, 제조물에 상품적합성이 결여되어 제조물 그 자체에 발생한 손해는 제조물책임이론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한다. 즉 제조물 그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테면 제조물의 매매계약을 토대로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의해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따로 제조물책임이 문제되지 않는다. 이 책임은 제조물의 하자로 인해 다른 ‘확대손해(擴大損害)’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자가 제조물을 구입한 자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제조업자에게 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2) 법적규율 (法的規律)


    ‘제조물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에 대한 배상책임(賠償責任)의 근거(根據)에 관해서는 다음 3가지가 문제될 수 있다.

    (a) 매도인(賣渡人)의 담보책임(擔保責任)
    피해자가 제조물을 구입한 매수인인 경우에 제조업자를 상대로 매도인으로서의 담보책임을 묻는 것이고, 그 내용은 계약해제 또는 손해배상 혹은 완전물급부를 청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위 ‘손해배상’에는 확대손해의 배상도 포함되는 것인지 문제된다. 그런데 담보책임을 유상계약에 따른 대가성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으로 파악하는 한, 그 손해배상은 대가성을 유지하는 범위에 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즉 매수인의 급부에 상응하지 못하는 그 하자 자체에 대한 배상에 그쳐야 한다(예 : 보수비용 내지는 가치의 감소분). 다시 말해 그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는 담보책임의 규율대상이 아니며, 이에 관해서는 매도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내지는 불법행위책임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판례도 같은 취지이다.

    (b) 채무불이행책임 (債務不履行責任)
    제조업자와 피해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때에는 매도인은 완전한 제품을 급부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제품의 하자에 제조업자의 과실이 있는 것을 전제로 그로 인한 확대손해에 대해 피해자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제조업자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면책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제조물을 직접 구입한 자가 아닌 때에는 이 책임을 통해 구제받을 수 없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c) 불법행위책임 (不法行爲責任)
    제조물의 하자에 제조업자의 과실이 있는 것을 전제로 피해자가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제조물의 하자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피해자가 제조물을 구입한 자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그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점에서, 현재 제조물책임은 이 책임을 통해 해결되고 있다.

    2. 제조물책임(製造物責任)의 요건(要件) 및 효과(效果)

    (1) 요건(要件) 및 입증책임(立證責任)

    (a) 요 건 (要 件)
    피해자가 제조업자에게 불법행위책임으로서의 제조물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 요건으로서, (ㄱ) 제품에 하자가 있고, (ㄴ) 그 하자에 제조업자의 과실이 있으며, (ㄷ) 그로 인해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 등에 확대손해가 발생하였을 것이 요구된다. 위 세 가지 요건 중 (ㄴ)과 (ㄷ)은 불법행위 일반의 요건으로서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 제조물책임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은 위 (ㄱ), 즉 어느 경우에 제품에 ‘하자’ 내지 ‘결함’이 있다고 볼 것인지이고, 이것이 그 핵심을 이룬다. 판례는 물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조자는 그 제품의 구조 · 품질 · 성능 등에서 현대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제품에 결함 내지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변류기를 구입하여 설치 · 작동한지 2년여가 경과한 상태에서 이상전압의 침입으로 과열되어 변류기가 폭발하고 이 과정에서 사람이 사망한 사안에서, 변류기의 폭발원인에는 350KV를 넘는 고전압의 충격으로 일시에 파괴되는 경우와 350KV이하의 작은 전압의 누적으로 파괴되는 때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현대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이를 견딜 수 있는 변류기를 제조한다는 것이 기대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요컨대 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그 제품을 제조할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을 감안하여 정해지는 상대적인 것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b) 입증책임 (立證責任)
    제조물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위 세 가지 요건 모두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판례는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조업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실상 제조업자의 과실을 추정하는 경향에 있다. 즉 닭 사료로 공급한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본 사안에서는 제조과정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았고, 주사기를 눈에 대고 압축을 하다가 주사침을 주사기 몸통에 부착시키는 부분이 엉성하여 주사침이 그 압력으로 빠져 나오면서 눈을 다친 사안에서 역시 제조과정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처럼 과실을 추정하면서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도 추정하는 경향에 있다.

    (2) 효 과 (效 果)


    위 요건을 모두 갖추고 피해자가 이를 입증하면, 피해자는 제품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확대손해에 대해 제조업자에게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피해자가 제품을 구입한 자인지 여부는 묻지 않는다.

    3. 제조물책임법(製造物責任法)의 주요내용(主要內容)

    제조물책임에 관해서는 현대의 대량생산 · 대량소비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종전부터 제조물에 객관적으로 하자가 있기만 하면 제조업자의 과실 여부를 묻지 않고 배상책임을 지우는 무과실책임의 도입과, 이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제고하자는 내용의 입법논의가 있어 왔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2000년 1월 12일에 8개 조문으로 구성된 「제조물책임법(製造物責任法)」이 제정되었는데, 동법은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며, 동법 시행 후 제조업자가 최초로 공급한 제조물부터 이를 적용한다. 동법은 1994년에 제정된 ‘일본의 제조물책임법’을 모범으로 하여 제정되었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a) 제조물책임(製造物責任)의 요건(要件)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 ·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ⅰ) 「제조업자(製造業者)」란 제조물의 제조 · 가고 또는 수입을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 (ⅱ) 「제조물(製造物)」이란 다른 동산이나 부동산의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를 포함한 제조 또는 가공된 동산을 말한다. (ⅲ) 제조물의 「결함(缺陷)」이란 당해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서,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대로 제조되지 못한 ‘제조상의 결함’, 당초의 설계가 불안전한 ‘설계상의 결함’, 적절한 설명 · 지시 · 경고 등의 표시를 하지 않은 ‘표시상의 결함’이 있는 것을 말한다. (ⅳ) 제조물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확대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며, 따라서 당해 제조물 자체에 대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그 적용이 없고, 이에 관하여는 민법의 규정에 의해 처리된다.

    (b) 책임(責任)의 성질(性質)
    위 요건을 갖춘 때에는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확대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진다. 즉 제조물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족하고, 그 하자에 제조업자의 과실이 있는지를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無過失責任)이다.

    (c) 제조업자(製造業者)의 면책사유(免責事由)
    제조업자는 다음의 사실 중 어느 하나를 입증 한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면한다. 즉 ① 제조업자가 당해 제조물을 공급하지 아니한 사실, ② 제조업자가 당해 제조물을 공급한 때의 과학 · 기술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 ③ 제조물의 결함이 제조업자가 당해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의 법령이 정하는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발생한 사실, ④ 원재료 또는 부품의 경우에는 당해 원재료 또는 부품을 사용한 제조물 제조업자의 설계 또는 제작에 관한 지시로 인하여 결함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다.

    (d) 연대책임(連帶責任)
    동일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는 자가 2인 이상인 경우에는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제조물의 부품에 결함이 있는 때에는 부품공급업자와 제조업자가, 제조업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제조물을 영리목적으로 판매 · 대여 등의 방법으로 공급한 자가 제조업자를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들이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e) 소멸시효(消滅時效)
    제조물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배상책임자를 안 때로부터 3년, 제조업자가 제조물을 공급한 날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f) 강행규정(强行規定)
    이 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특약은 무효로 한다.

  • 03 제 6 장 불 법 행 위 (不 法 行 爲)
  • 04 제 1 절 불법행위 일반 (不法行爲 一般)

    Ⅰ. 불법행위(不法行爲)의 의의(意義)

    1. 불법행위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행위이며, 이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점에서 민법이 가해자에게 그 배상의무를 부과한 것, 즉 법률(法律)의 규정(規定)에 의한 채권(債權)의 발생원인이 된다.

    2. 불법행위의 요건으로서의 위법행위는 타인의 권리 내지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 권리 내지 법익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어 가는 추세에 따라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증대할 수밖에 없다. 민법 제750조가 ‘과실 · 위법행위 · 손해’라는 세 가지 일반개념을 가지고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 삼는 일반규정(一般規定)의 형식을 취한 것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의 개별유형을 전부 포섭하고 또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이를 적용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3. 민법이 정하는 불법행위는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사후적으로 이를 전보, 즉 배상케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그리고 이것은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지도원리(指導原理)로 하고, 아래에서 설명할 과실책임과 무과실책임의 원리도 그 일환이다.

    Ⅱ . 불법행위(不法行爲)에서 과실책임(過失責任)과 무과실책임(無過失責任)

    A의 가해행위로 인해 B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데, A에게는 과실이 없었다고 하자. 이 경우 발생된 손해만을 이유로 A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A에게 가혹하다. 반면 피해자 B의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A의 행위로부터 손해를 입었음에도 아무런 구제를 받지 못하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처럼 A와 B의 입장이 다 문제가 되는데, 민법은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면서 피해자의 구제를 위해 무과실책임을 보충적으로 인정하는 체계를 취한다.

    1. 과실책임(過失責任)의 원칙(原則)

    (1) 타인의 권리 내지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행위가 있고 또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도,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그를 비난할 만한 사유가 따로 있어야만 한다. 피해자가 손해를 입은 점은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해자에게 잘못을 물을 수 없는데도 그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가혹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민법은 제750조에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만한 귀책사유(歸責事由), 즉 고의(故意) 또는 과실(過失)이 있는 경우에만 그 배상책임을 지우는 과실책임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가해자에게 과실이 없는 때에는 그 피해는 결국 피해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2) 과실책임의 원칙은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 때에만 그 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자유로운 행위가 보장되는 점에서, 이것은 사적 자치를 소극적으로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한편 과실 있으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며, 또 이 때의 과실은 행위자의 능력에 따른 구체적 과실이 아니라 사회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평균적 주의, 즉 추상적 과실이 그 기준이 되는 점에서, 과실 없이 주의 깊게 행동하라고 경고적 · 예방적인 기능도 아울러 갖게 된다.

    2. 무과실책임(無過失責任)

    (1) 의 의 (意 義)

    역사적으로는 결과책임에서 과실책임으로, 과실책임에서 무과실책임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그런데 무과실책임은 과실이 없어도 발생한 손해에 대해 무조건 그 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은 아니고(이렇게 되면 결과책임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주로 ‘교통기관과 위험한 기업시설’을 대상으로 하여 요청되는 것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예컨대 어느 기업이 생산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이것으로 인해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자. 그런데 오염물질의 방출이 그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과실은 없는 것이 된다. 그러나 기업은 피해자에게 손해를 주면서까지 영업을 하여 수익을 올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업 측에 그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이라는 지도원리에 부합하고, 그래서 가해자에게 과실이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에 한해서는 그 책임을 인정하자는 것이 무과실책임의 취지이다. 가해자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배상책임을 지우는 이유는 종국적으로는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에 놓여지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를 준 때에는 그 이익에서 이를 배상케 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보상책임의 원리와, 위험한 시설의 관리자는 그로부터 생긴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위험책임의 원리를 든다.

    (2) 내 용 (內 容)

    (a) 적용범위(適用範圍)
    민법은 불법행위에 관해 과실책임의 원칙을 취하므로, 무과실책임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교통기관이나 위험한 기업시설에서 비롯되는 ‘위험성’에 맞추어져야 한다. 따라서 개인 사이의 일상생활이나 보통의 생활관계에 관하여는 과실책임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b) 법률(法律)의 규정(規定)
    과실책임의 원칙상, 무과실책임을 부과할 경우에는 법률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ㄱ) 민법에서 정하는 유일한 것으로 공작물의 하자로 인한 소유자의 책임이 있다. (ㄴ) 민법 이외의 특별법에서 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①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준 경우에는 제조업자에게 과실이 없는 때에도 배상책임을 인정하며, ②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사업장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으로 피해가 생긴 때에 사업자에게 무과실책임을 정하고, ③ ‘광업법’에서 광물의 채굴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를 준 때에 광업권자에게 무과실배상제도를 인정하며, ④ ‘원자력손해배상법’은 원자로의 운전 등으로 인하여 손해가 생긴 때에 원자력사업자에게 무과실책임을 정하고, 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동법의 규정에 위반하여 손해를 준 사업자에게 무과실책임을 각각 규정한다. 그 밖에 ⑥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는 자동차 운행자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면책요건을 정하여 사실상 무과실책임에 근접시키고 있다.

    (c) 책임보험(責任保險)과의 관계
    무과실책임이 인정되는 분야에서는 그 배상책임이 책임보험제도와 결합하는 추세에 있다. 이를 통해 피해자는 가해자의 무자력 위험에서 벗어나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보장되고, 가해자인 기업 측은 보험료를 통해 거액의 배상책임을 지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사고에 의한 손해배상과 근로자의 재해보상에 관해서는 책임보험의 가입을 법률로 강제하고 있다.

    Ⅲ . 불법행위책임(不法行爲責任)과 다른 책임(責任)의 관계

    2. 무과실책임(無過失責任)

    불법행위가 되는 행위 가운데에는 동시에 형사책임도 생기는 것이 적지 않다(예 : 살인 · 상해 · 사기 등). 그러나 민사책임으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은 손해의 전보에 그 목적을 두는 데 반해, 형사책임은 행위자 개인에 대한 제재에 그 목적을 둔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완전히 분화되어 있고, 재판도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으로 분리되어 있다. 그 결과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판결이 있더라도 그것으로 행위자의 민사상의 책임이 확인되지는 않으며, 또 행위자가 형의 집행을 받았다고 해서 민사상의 책임을 면하는 것도 아니다.

    2. 불법행위책임(不法行爲責任)과 채무불이행책임(債務不履行責任)

    (1) 배 교 (北 較)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는 원인으로서 민법이 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채무불이행(債務不履行)과 불법행위(不法行爲) 두 가지가 있다. 양자는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법행위라는 점에서 공통되고, 그래서 채무불이행에 관한 규정 중의 일부는 불법행위에도 준용된다. 한편 채무불이행은 채무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채권 · 채무관계가 없는 자 사이에 문제가 되는 불법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2) 양 책임(兩 責任)의 경합(競合)

    하나의 사실이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의 요건을 모두 갖추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건물의 임차인이 과실로 임차건물을 소실시켰을 때, 수치인이 과실로 임치물을 멸실 · 훼손한 경우, 여객 및 화물운송에서 운송인이 과실로 승객을 부상시키거나 운송물을 멸실 · 훼손한 때, 의사가 의료과실로 환자를 사망케한 경우 등이 그러하다. 이 때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합이 인정된다는 것이 통설 및 판례이다. 손해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무상임치에서 수치인은 임치물을 자기재산과 동일한 주의(구체적 과실)로 보관하면 되므로, 이 의무를 다한 때에는 비록 임치물이 멸실 · 훼손되더라도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멸실 등이 임치관계에서 요구되는 사회 일반의 주의의무(추상적 과실)를 위반한 것에 기인하는 때에는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그 결과 무상수치인의 주의의무를 경감하는 것으로 정한 제695조가 사실상 무의미한 것으로 되는 문제가 있다.

    Ⅳ . 불법행위(不法行爲)에 관한 민법규정(民法規定)의 체계(體系)

    민법은 제750조 내지 제766조에서 불법행위에 관해 규정하는데, 이것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ㄱ) 「일반불법행위(一般不法行爲)」에 관한 것인데, 제750조에서 그 요건 및 효과를 정하고, 특히 요건과 관련하여 책임무능력자와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한다, (ㄴ) 「특수불법행위(特殊不法行爲)」이다. 이것은 제750조가 정하는 일반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개별적으로 정한 경우를 총칭한 것이다. 그 유형은 여러 가지이며 여기에 어떤 통일적인 기준을 들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제750조에 대한 특칙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여기서는 타인의 위법행위에 대해 일정한 자에게 책임을 인정하고, 물건의 점유자 등이 그 물건으로 인해 생긴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며,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연대책임을 인정한다. (ㄷ) 불법행위의 효과로서 「손해배상(損害賠償)」에 관해 정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순서로 설명을 하기로 한다.

  • 05 제 2 절 일반불법행위 (一般不法行爲)

    ·제750조(불법행위(不法行爲)의 내용(內容))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본조는 불법행위의 요건으로서 고의 또는 과실, 위법행위, 손해발생을 요구한다. 한편 제753조 및 제754조는 가해자가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책임무능력자에 관해 규정한다. 그 결과 일반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는 (ㄱ)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행위 · (ㄴ) 가해자의 책임능력 · (ㄷ) 가해행위의 위법성 · (ㄹ) 가해행위에 의한 손해의 발생 4가지가 필요하다.

    Ⅰ. 고의(故意) · 과실(過失)

    1. 자기책임(自己責任)의 원칙(原則)

    불법행위를 이유로 타인에게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자신에게 고의 · 과실이 있어야만 한다. 이를 토대로 가해자를 비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지며, 그 방법으로서 손해배상의 책임이 부과된다. 이것을 ‘과실책임의 원칙’, 또는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기책임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물론 특수불법행위 분야에서 타인의 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지는 수가 있기는 하다. 친권자가 책임능력이 없는 그의 자녀의 행위에 대해, 사용자가 피용자의 행위에 대해 각각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경우 친권자 또는 사용자는 결과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무능력자 또는 피용자에 대한 감독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한 때에는 면책된다. 다만 그 입증책임이 이들에게 전환된 점에서 특수한 내용을 이룰 뿐이다.

    2. 고의(故意) · 과실(過失)

    1. 자기책임(自己責任)의 원칙(原則)

    (1) 의 의 (意 義)

    (a) 고의(故意) · 과실(過失)의 개념(槪念)

    가해자가 손해발생을 인식하면서 위법행위를 하는 경우가 ‘고의(故意)’이고, 손해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부주의로 이를 예견하지 못하고 위법행위를 하는 것이 ‘과실(過失)’이다.

    (b) 양자(兩者)의 관계(關係)

    형법에서는 원칙적으로 고의범을 벌하고 과실범은 예외적으로 처벌하므로 고의와 과실의 구별은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미필적(未必的) 고의(故意)’나 ‘인식(認識) 있는 과실(過失)’의 개념이 형법학에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민법에서는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전보에 목적을 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양자간에 경중의 차이는 없다.

    (c) 불법행위(不法行爲)에서의 과실(過失)

    불법행위에서 문제되는 과실은 원칙적으로 「추상적(抽象的) 경과실(輕過失)」이다. (ⅰ) 과실은 ‘추상적(抽象的) 과실(輕過失)’과 ‘구체적(具體的) 과실(過失)’로 나뉜다. 전자는 그 행위 유형에 따라 사회에서 통상 요구되는 일반적 주의를 기준으로 하는 데 반해, 후자는 행위자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가해자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문제삼아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점에서는 가해자의 판단능력을 전제로 하는 구체적 과실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이론상 맞지만, 통설 및 판례는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차원에서 전자를 원칙으로 한다. (ⅱ) 과실은 ‘경과실(輕過失)’과 ‘중과실(重過失)’로 나뉜다. 전자는 보통의 주의를 결여한 경우이고, 후자는 주의를 위반한 정도가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중대한 경우를 말한다. 민법에서 정하는 과실은 전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중과실을 요구할 때에는 따로 ‘중대(重大)한 과실(過失)’이라고 표현한다.

    (2) 입증책임(立證責任)

    (a) 원 칙 (原 則)

    고의 · 과실은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이므로,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 · 과실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 점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과 다르다.

    (b) 과실(過失)의 추정(推定) (입증책임(立證責任)의 전환(轉換))

    (aa) 법률상(法律上) 추정(推定) : 법률상 과실이 추정되는 것으로 정한 경우로서, 민법에서 정하는 특수한 불법행위, 즉 책임무능력자의 감독자의 책임 · 사용자의 배상책임 · 공작물의 점유자의 책임 · 동물의 점유자의 책임에서는 각각 감독자 · 사용자 · 점유자의 과실이 추정된다. 그 결과 이들이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하여야만 한다.

    (bb) 사실상(事實上) 추정(推定) : 법률에서 명문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가해자의 과실을 추정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 이를 인정하는 경우이다. 판례는 특히 다음의 경우에 가해자의 과실을 추정한다. 즉 (ㄱ) 환자가 치료 도중에 사망하고 그것이 극히 이례적인 경우, (ㄴ) 가압류나 가처분이 있은 후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ㄷ) 제조물에 결함이 있는 경우 등이 그러하다.

    소송행위(訴訟行爲) 등으로 인한 불법행위(不法行爲)

    어느 경우에 불법행위에서의 과실이 있는지를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또 이에 관한 판례는 수 없이 많다. 그런데 그 중 주목되는 것으로 부당한 소송행위 등에 의해서도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ㄱ) 확정판결(確定判決)에 의한 강제집행(强制執行)의 경우 : 「판결이 확정되면 기판력에 의하여 대상이 된 청구권의 존재가 확정되고 그 내용에 따라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집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려면 그 소송당사자가 상대방의 권리를 해할 의사로 상대방의 소송관여를 방해하거나 허위의 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제의 권리관계와 다른 내용의 확정판결을 취득하여 그 집행을 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ㄴ) 가압류(假押留) 등이 있은 후 본안소송(本案訴訟)에서 패소(敗訴)한 경우 :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집행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실체상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었다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고, 따라서 그 부당한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이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당원의 확립된 견해이다.

    (ㄷ) 고소(告訴) · 고발(告發)의 경우 : 「고소 · 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 · 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 때 고소 · 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06 기술분쟁의 해결단계 표